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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모유가 적게 만들어지는 경우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모유가 얼마나 적게 만들어지면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라고 할까요? 실제로 정확한 정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갓 태어난 아이는 24시간 동안 750-800ml의 모유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아이의 성별이나 몸무게 그리고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750-800ml 이하로 모유가 나오게 된다면 불충분하게 모유가 만들어지는 걸까요?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쌍둥이를 둔 엄마의 경우는 1000ml 이상을 만들어도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체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이의 체중이 증가한다면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면 가장 일반적인 불충분한 모유의 원인과 도움이 될만한 몇 가지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부족한 유선

일부 여성의 경우는 유방의 모유를 만드는 조직인, 유선 자체가 발달이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불충분한 모유를 생산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는 임신과 수유를 반복하면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수유를 하면 할수록, 임신을 하면 할수록 유선의 발달은 유도되며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량의 모유라 하더라도 아이의 면역 시스템과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게라도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의 질병 혹은 수술

난소에 문제가 있거나,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경우 심지어는 당뇨나 고혈압 때문에도 모유는 적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 분들은 병원에 방문하여 수유량과 현재 질환과의 관계를 물어보고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이전에 유방 수술을 받아서 유방의 유선이 부족한 상황이 되거나 손상을 받으면 모유 수유가 어렵거나 수유량이 적을 수 있습니다. 유방 성형도 대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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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하는 약물

몇몇 약물들은 모유 수유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감기약에 들어있는 성분 중 하나인 Pseudoephedrine과 같은 성분이 모유 수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파슬리나 페퍼민트가 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일부 여성이 사용하는 피임약의 경우 모유 수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

아이의 빠는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혀가 입안의 바닥과 연결되어 있는 설소대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짧으면 혀의 움직임이 불편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모유를 빠는 동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확인해봐야 합니다.

 

밤중 수유

모유 수유를 밤에 하지 않는 경우도 가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모유를 만드는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은 밤중에 그 농도가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밤에 수유를 하지 않게 되면 프로락틴의 수치가 감소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전체적인 프로락틴 수치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아이와 부모의 수면을 위하여 밤에 수유를 하지 않는 것을 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이의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혹시 이런 부분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닌가 고려해 봐야 합니다. 가끔 수면 훈련을 시작하면서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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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 간격

수유 간격이 긴 경우에도 모유 수유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유의 생산은 빈 통을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즉, 통이 비우면 채우고, 통이 가득 차 있으면 채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수유를 해서 모유가 유방 밖으로 나가게 되면 생산이 증가하게 되고 유방 안에 모유가 가득 차 있다면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분유

분유를 함께 먹이는 경우에 모유의 증가가 더디거나 모유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출산 직후 몇 주 정도가 모유 수유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데, 이 시기에 모유를 얼마나 아이가 섭취하느냐에 따라서 모유 생산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아이가 분유를 함께 먹게 되면 모유 수유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매 시간마다 모유를 먹고 보채게 된다면 엄마는 걱정하게 됩니다. ‘내가 모유를 못 만들어서 아이가 충분히 먹지 못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런 매시간 혹은 생각보다 자주 수유를 원하는 아이는 아주 정상적인 아이입니다. 모유가 부족해서 그런 경우는 드물지요. 이런 경우에도 역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의 체중을 잘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원하면 주시고, 체중을 체크하셔서 늘어나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조금 끈기를 가지고 출산 초반 3-4주를 잘 넘기게 되면, 6개월 완전 모유 수유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힘내시고 수유를 위해 애써 주시는 어머님들께, 유방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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