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픽사베이

 

가끔 진료실에 사춘기 아들을 둔 어머님께서 혼자, 혹은 자녀분과 함께 오시곤 합니다. 말씀하시는 내용은 아들이 사춘기인데, 가슴이 커졌다고 말하면서 아프기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것이 여유증이냐는 말씀을 하십니다. 여유증은 여성형 유방 증후군을 줄인 말입니다. 의외로 혼자서 고민하는 여성형 유방 증후군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성형 유방 증후군은 가성과 진성 여성형 유방 증후군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진짜와 가짜 여성형 유방 증후군이라는 말입니다. 왜 이렇게 분류를 해놓았는지 먼저 가성 여성형 유방 증후군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성 여성형 유방 증후군 이란 유선의 발달 없이 유방의 형태가 여자분들처럼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유선의 발달이 전혀 없는 분들은 조금 드물고 약간의 유선과 대부분의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체중인 분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형태의 여성형 유방 증후군입니다.

 

사진_영화 주니어(1994)

 

그렇다면 진성 여성형 유방 증후군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한 영화 ‘주니어(1994)’에서는 남자인 주인공이 임신을 하게 되는데요, 아마도 현실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면 아놀드도 가슴이 많이 커졌을 것이고 이상한 상상이지만 모유 수유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자의 가슴에도 유선은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진성 여성형 유방 증후군은 이런 남자의 유선이 과도하게 발달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형태 때문에 오시는 분들이 많지만, 가슴 안쪽에 알맹이가 만져진다고 하시며 오시기도 하고, 통증이 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는 유즙이 나온다고 하여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일련의 증상들은 유선이 발달하면서 생기는 증상들입니다.

 

그러면 왜 유선이 발달하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가 바로 원인일텐데요, 아쉽지만 이유를 잘 모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남자 가슴의 유선도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정확하게 이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경우, 염색체이상(클라인 펠터 증후군)이 있는 경우, 고환이나 부신, 뇌하수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에 이상이 있거나 지속적으로 먹는 약물의 영향으로도 여성형 유방 증후군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진_여성형 유방 증후군의 치료제 중 하나인 타목시펜_셔터스탁

 

그런데, 생각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질환으로 속앓이를 하고 계십니다. 통계에 의하면 약 10-35% 정도의 남성 인구에서 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 서구화와 과체중 환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빈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빈발하는 연령은 청소년기와 노년기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청소년기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호르몬의 균형이 맞아가면서 좋아지게 됩니다. 노년기에는 원인을 조금 더 자세하게 찾아봐야 합니다. 원인이 되는 약물은 없는지, 신체 상태는 문제가 없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치료는 약물로도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1년 이상 된 여성형 유방 증후군의 경우에는 그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청소년기에는 수술을 하지 않고 만 20세 정도가 될 때까지는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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