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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인후통 고열, 독감 주의보!

기사승인 2018.01.15  07: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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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픽사베이

 

12월 1일을 기점으로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독감 유행이 선포된 지 한 달여, 그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독감 의심환자 수가 한 달 만에 10배로 증가했다는 기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먼저 알 수 있는 법이죠.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응급실 할 것 없이 모두 넘치는 독감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러분 댁은 좀 어떠신가요? 저희는 2주 전 첫째가 독감을 진단받았습니다. 즉시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적극적으로 격리를 해가며 전파 방지에 힘썼습니다만, 결국 11개월 영아인 셋째에게 고열에 경련, 폐렴까지 오는 바람에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해야 했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을 병원에서 맞아야 했지요.

 

사진_작가

 

아마 열나는 아이들과 간호하던 엄마 아빠까지, 독감을 이겨내느라 고생하고 계신 가정이 많을 겁니다. 올해는 특히 A형과 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바람에 한 번 독감을 앓았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필수 예방접종으로 공급되었던 3가 백신이 이번에 유행하는 B형 독감을 커버하지 못하는 바람에 예방주사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독감에 걸리는 경우도 자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의료진도 마찬가지여서 환자를 돌볼 간호사도 독감에 걸려 한 분 한 분 병가를 낸 나머지, 남은 분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독감, 인플루엔자는 늦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길게는 초봄까지 유행하는 질환입니다. 최근엔 겨울 날씨가 매서워서인지 유행을 겪지 않은 해가 없는 것 같네요. 보통 10년에 한 번, 큰 변이가 일어나 대유행을 겪는다고 하는데 제가 레지던트였던 2009년에 큰 유행이 한 번 있었으니 거의 그 시기가 다가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당시 환자가 어찌나 많았던지 외래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응급실 아래 지하층 통로에 임시 진료소 세 개를 만들고 각 과 도움을 받아 수많은 기침 고열 인후통 환자를 따로 진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_freestockphotos.biz

 

환자가 내원하면 응급실에서는 어떻게 진료를 볼까요? 이제 독감 환자가 많아져서 접촉력을 물어보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감기 증상 또는 인후통과 함께 고열이 발생해 오시면 열을 조절하기 위한 주사제를 사용함과 동시에 독감을 확인할 수 있는 간이 키트 검사를 시행합니다. 30분가량 지나면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결과에서 양성이 나오면 타미플루와 해열제, 그리고 증상에 맞는 감기약을 처방하고 자택 격리 교육을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막기 위해 학교나 직장을 쉬고 집에서 5일간, 타미플루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는 7일간 지내게 됩니다. 집에 소아나 노인이 있을 경우 가능하면 따로 지낼 것을 권유하기도 하지요. 만약 간이 키트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열난 지 몇 시간 되지 않은 경우에는 위음성, 그러니까 독감임에도 검사가 음성일 가능성이 있어 임상적 판단하에 처방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의 조치는 소아나 어린 영, 유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독감이 지나간 후 폐렴이나 장염이 오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열경련과 바이러스성 뇌염, 뇌수막염도 조심해야 할 합병증입니다. 타미플루를 잘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 시럽으로 된 독감 약인 코미플루라는 약이 나와있다고 하니 참고하셔서 주치의와 상의하고 처방받아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진_작가

 

말이 나왔으니까 독감약에 대해 좀 더 설명을 드릴까요? 타미플루가 사용하면 하루 이틀 내로 열이 떨어져 좋은 약이긴 하지만 구역 구토라는 부작용이 흔한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 흔히 쓰진 않지만 대안으로 리렌자라는 흡입제나 페라미플루라는 주사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페라미플루는 한 번만 주사로 맞으면 되기 때문에 약을 삼키기 어려운 노인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수액에 섞어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또한 소아나 임산부에서는 자료가 부족해 사용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대부분의 독감 환자는 집에서 자가격리를 유지하면서 5일 뒤 증상이 호전되면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꼭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폐렴이나 장염이 심해 수액치료와 항생제 치료가 필수인 경우도 있고 기저질환이 있어서 반드시 입원 관찰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격리병실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병원에 따라 다인실 몇 개를 독감방으로 지정해 운영하기도 하니 필요한 경우 원무과에 병실 상황을 확인해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감 자체는 꼭 대학병원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아니니 가까운 2차 병원이나 종합병원을 알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진_작가

 

요즘 독감 유행이 계속되다 보니 상태가 안 좋았던 분들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 병원마다 중환자실과 입원병실이 없어 난리입니다. 덩달아 응급실도 매일 저녁과 휴일엔 자리 내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난리통이 됩니다. 평소보다 대기시간도 세네 배 늘어 진료를 기다리던 환자분들의 불편함이 큰 것, 저희 의료진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로 조금씩 이해하면서 어려운 이 시기 현명하게 넘겼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끝으로 당부말씀 드리자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을 줄여 무리하지 마시고 하루 2L 수분 보충 챙기면서 몸 관리하셔야 합니다. 또 한 가지, 마스크와 손 씻기로 개인위생 챙기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댁내 자녀들도 같은 방법으로 위기 잘 넘기시고 따뜻한 봄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게 겨울 나시길 기원합니다.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 csj3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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