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셔터스탁

 

유병률이란 한 집단에서 알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가를 말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앓고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한국인에서는 무증상 갑상선 항진증이나 저하증을 포함하면 약 7% 이상이 정도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세부적으로 저하증은 3.8%, 항진증은 3.5% 정도입니다. 그만큼 흔한 병이지요. 그렇지만 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는 환자들은 약 1.5% 정도 되며 이외의 환자들은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환자들 중에서 본인의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은 별로 없습니다. 왜나하면 이것이 조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 진료실에는 ‘호르몬이 높다고 그랬는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고요?’라면서 놀라는 분이 계시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너무 피곤하거나, 체중이 단시간에 급격히 증가하거나, 너무 빠진다거나 하는 등의 증상으로 갑상선 질환을 의심하여 병원에 오면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받게 됩니다. 갑상선 호르몬 검사는 갑상선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서 시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입니다.

 

갑상선 호르몬 검사 항목은 크게 갑상선자극호르몬(TSH:Thyroid Stimulating Hormone), 트리 요오드 싸이로난(T3), 티록신(T4)라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진_셔터스탁

 

먼저 그림에서 TSH와 T3,4를 어느 곳에서 분비되는지 먼저 찾아보세요. 찾으셨나요? TSH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의 갑상선에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입니다. 즉, 뇌하수체로 모여든 정보를 종합하여 현재 몸에 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한지, 적은지, 많은지를 판단하여 TSH 농도를 조절하게 됩니다. 몸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TSH를 많이 분비하게 됩니다.

 

T3, T4는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갑상선에서는 비활성화된 형태의 T4와 일부 활성화된 T3를 분비하게 되고 이들 호르몬이 실제로 신체의 각 부위로 흘러 들어가 갑상선 호르몬의 작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갑상선 호르몬을 말하면 이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진_위키미디어

 

그런데 이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왜 그런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평창 롱패딩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패딩 시장이 됩니다. 사람(신체기관)들이 평창 롱패딩(T3, T4)을 사버리니까 패딩이 시장에서 없어지게 됩니다(갑상선 호르몬 부족). 이를 느낀 패딩 본사(뇌하수체)에서는 롱패딩을 더 만들라는 주문장(TSH)을 내게 됩니다. 그러면 공장(갑상선)에서는 롱패딩(T3, T4)을 더 많이 만들어 시장(몸)에 공급을 하게 되지요. 반대로 패딩이 남게 되면(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하면) 더 이상 패딩을 만들라는 주문장(TSH)을 적게 내게 되겠지요. 이런 과정으로 생각하시면 쉽겠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TSH와 T3, T4의 검사 결과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몸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상황에서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하게 되면 T3, T4는 떨어져 있고 TSH는 높아져 있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은 상태에서는 TSH는 하강하여 있고, T3, T4는 높은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흔히들 말씀하시는 호르몬이 높다, 낮다는 말만으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을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TSH와 T3, T4는 서로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환자분께서 호르몬이 높다고 했는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고 말을 들었다면 높아진 호르몬은 TSH 일 것이고 T3,4는 줄어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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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보험 기준으로는 TSH, free T3, total T3, free T4, total T4 이 다섯 가지 중에 3가지의 검사에 대하여 보험 급여 처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병원에 가게 되면 선생님들의 생각과 상황에 따라 3가지를 검사하게 됩니다. 물론 일부 병원에서는 2가지만 검사하기도 합니다. 2가지를 하는 경우는 검사 결과가 빠르게 나오지만 3가지를 하게 되면 더 정확하지만 검사 결과가 좀 늦게 되지요.

 

이 중에 가중 중요한 지표는 TSH입니다. 이 지표는 머리에서 몸의 갑상선 호르몬 상태를 어떻게 느끼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호르몬이 조금 부족해도 머리는 괜찮다고 느낄 수 있고, 호르몬이 적당한데도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표가 정상화되는 것을 여러 치료에서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분들은 TSH라는 호르몬의 수치를 정확히 알고 계시면 진료를 보시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담입니다만, TSH 검사는 검사 방법에 따라서 참고 범위(정상 범위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가 약간 다릅니다. 가능하다면 참고 범위도 한 번 물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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