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수십 년에 걸친 추적관찰 결과, ADHD는 감기처럼 1~2주일 동안 약물치료를 해서 낫는 병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 증상이 유지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면서, 성인기까지 증상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꽤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전에는 이런 특성을 성격으로 치부하고 변화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관점이 우세했지만, 현재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처럼 꾸준히 관리만 잘 하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는 관점으로 변해가고 있다.

 

사진_픽사베이

현재 ADHD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수많은 치료방법 중에 가장 권장되는 치료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이며, 이 중에서도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ADHD를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약을 '주의력개선제'라고 부르며, 효과가 뛰어나 진단 후 우선적으로 시도하는 일차 주의력개선제와, 일차 약물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시도하는 이차 주의력개선제로 나눌 수 있다.

국내에 시판되는 일차 주의력개선제로는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이 있다.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는 상호보완적인 특성이 있어 어느 한 가지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문제가 되면, 다른 치료가 동반될 필요가 있다.

 

1.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ADHD의 핵심증상에 가장 강력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준다.

본인에게 맞는 제품과 용량을 본인이나 보호자와 협력하여 신중하게 찾는 과정을 통해, 85~90%에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공격성, 반항적 행동, 학습 태도, 대인관계 등이 함께 좋아지기도 한다.

 

원래 체내에는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같은 호르몬이 미량 분비되어 전반적인 신체기능을 조절하는데, 특히 신경계 내에서 분비되어 신경계의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신경말단에서 분비되어 신호를 전달한 후, 재흡수되어 재사용되는 과정에서 재흡수를 막아, 결과적으로 도파민의 작용을 강화함으로써 집중력과 각성을 높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때문에 정신자극제 또는 자극제로도 불리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부작용은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불면(2.8~22%), 식욕감소(3~22%), 두통(4~11.8%), 복통(4~8.8%)이 가장 흔하다.

12시간 작용하는 약을 오전 10시 넘어 늦게 복용하면 불면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므로 아침 일찍 복용하거나 작용시간이 짧은 약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식욕감소는 체중감소, 성장지연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며, 식사와 함께 복용하거나 용량을 조절하거나 식욕감소 효과가 덜한 약으로 교체하기도 한다.

복통과 두통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지속된다면 용량을 줄이거나 약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틱, 멍함, 짜증, 혈압증가, 환각, 습관성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시판 약물]

 

2. 아토목세틴(Atomoxetine)

아토목세틴은 ADHD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려면 대개 1~2주 꾸준히 먹어야 서서히 나타난다. 복용한 직후 약효가 즉시 나타나지도 않고 빠르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메틸페니데이트에 비하면 약효가 약간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메틸페니데이트에 효과가 없었던 사람에서 효과가 더 좋기도 하다.

아토목세틴의 장점 중 하나는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메틸페니데이트에서 보호자나 환자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동반되는 불안, 우울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제품명은 스트라테라, 아토목신, 아토목세틴, 도모틴, 아목세틴, 아토모테라, 아토세라 등 다양한 제약회사의 제품이 있으며, 용량은 10, 18, 25, 40, 60, 80mg 등이 있다.

흔한 부작용은 두통(19%), 복통(18%), 식욕감소(16%), 졸림(11%), 구토(11%), 구역(10%), 피로(8%), 과민성(6%), 어지러움(5%) 등이 있다.

메틸페니데이트와 달리 불면증이 생기지 않아 저녁에도 복용할 수 있으며, 틱이 생기는 경우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3. 클로니딘(Clonidine)

클로니딘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치료제로도 쓰이며, ADHD와 틱, 불안에도 사용되는 약이다.

ADHD의 핵심증상 중에서도 과잉행동, 충동성에 효과적이며 동반되는 공격성과 틱에도 효과적이다. 메틸페니데이트나 아토목세틴에 그다지 효과가 없었던 경우에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

0.1mg짜리 캡베이라는 한 가지 제품만 있으며 작용시간은 대략 12시간 정도이다.

흔한 부작용으로 졸림(38%), 두통(29%), 복통(20%), 어지러움(7%) 등이 있으며, 졸림이 매우 흔한데 불면이 동반된 ADHD의 경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저혈압이나 심장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4. 기타 약물

식약청에서 ADHD 치료제로 공식적으로 허가하지는 않았으나(off-label), ADHD에 어느 정도 치료 효과가 있어, 처음 사용한 약물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간혹 처방되는 약물이 있다.

1) 이미프라민(imipramine),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부프로피온(bupropion) 등은 원래 항우울제인데 ADHD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졸림, 어지러움, 입 마름, 변비, 소변 보기 어려움, 시력저하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약을 중단하면 대개 며칠 이내에 나아진다.

2) 리스페리돈(risperidone), 할로페리돌(haloperidol), 올란자핀(olanzapine) 같은 신경안정제들도 ADHD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졸림, 식욕 증진, 체중증가, 떨림, 초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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