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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공포증, 무대공포증... 생활 속 공포증이란?

기사승인 2018.06.20  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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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양종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0대의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못 타겠다고 정신건강의학과에 왔다.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자신의 12층 아파트를 가기 위해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깜깜해졌다.

이렇게 갇혀서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터질 듯이 심장박동이 빨라졌고 호흡이 가빠져서 멎을 것 같았다.

다행히 수분이 지난 후 엘리베이터가 다시 작동되어 큰일은 없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엘리베이터 타기가 무서워서 12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최근에는 머리가 자주 아파서 MRI 검사를 받으려고 어두운 원통형 MRI 기계 안에 들어갔다가 비슷한 증상이 다시 생겨 검사 도중 뛰쳐나와 버렸다.

그녀의 진단은 폐쇄공포증이다. 다행히 몇 차례의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후 완치되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옛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상태가 심해져서 ‘솥뚜껑인 줄 알지만 놀란다’로 발전되는 경우가 있다. 공포증이 생긴 것이다.

엘리베이터나 MRI 기계 속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두렵고 피하고 싶다.

 

사진_픽사베이

 

‘공포증’이란 특정한 사물, 환경, 또는 상황에 대하여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것이다.

대상이나 상황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피할 수 있는 것이면 치료받지 않고 지낸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대상이나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심한 불안반응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비행기공포증, 동물공포증, 주사공포증, 모서리공포증, 높은 곳에 못 올라가는 고소공포증, 막힌 공간에서 못 견디는 폐쇄공포증 등 많은 종류의 공포증이 있다.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5%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일생 중 상당기간 동안 공포증을 경험하고,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많다고 한다.

원인으로는 유전적, 성격적으로 행동위축이나 예민함과 같은 공포증의 소인이 있는 경우,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거나 갑자기 극심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 이로 인한 뇌 자율신경계 중추의 변화가 초래되어 불안반응이 심하게 증폭된 경우 등이 발병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적욕망이나 공격욕구 같은 무의식적 갈등과 관련되어 공포증이 발생된 경우도 있고, 반복된 경험이 습관화되어 증상이 더 심해질 때도 있다.

 

치료는 초기에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첫째, 행동치료 중 노출치료가 효과적이다.

특정한 대상에 국한된 공포증의 경우에는 노출치료 중 체계적 탈감작(systemic desensitization)이 흔히 사용된다.

이는 불안을 일으키는 자극을 약한 것에서부터 점점 강하게 노출시키는 것으로, 이때 각종 이완기법을 습득시켜 공포대상 앞에서 불안을 스스로 조절하고 이완을 경험하도록 한다.

한 번에 가장 힘든 자극에 노출시켜 공포를 빨리 극복하게 하는 홍수법(flooding)을 적용할 수도 있다.

증상이 너무 심한 환자들을 위해서는 실제 노출에 앞서서 상상(imagination) 노출이나 가상현실(simulation) 노출 등의 예비 단계를 거친 후 실제노출을 시행하기도 한다.

 

사진_픽사베이

 

둘째, 실제로는 그 대상이나 상황이 위험하지 않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인지치료가 있다.

공포증의 종류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고 체계화된 인지치료 기법이 개발되어 있다. 인지치료는 행동치료와 함께 하는 경우가 많고, 개인 또는 집단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셋째, 무의식적 갈등과 관련된 공포증의 경우에는 정신분석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정신분석을 통해서 공포와 불안을 일으킨 심리적 원인을 스스로가 이해함으로써 증상을 극복할 수 있다.

넷째,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공포상황에 직면하기 전에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약을 복용하기도 하고, 자율신경계 변화로 불안반응이 극심하게 증폭된 경우에는 장기간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

어느 정도의 공포와 불안은 더 큰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안전장치이며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강한 정서반응이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공포와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다.

최선의 치료는 증상을 적당한 수준으로 완화시키고, 불안과 공포를 삶에 유익한 방향으로 전환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 대한불안의학회

대한불안의학회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소속 전문학회로, 공황장애, 강박장애,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다양한 불안 및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대한 연구, 교육 및 의학적 진료 모델 구축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양종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kaampost@naver.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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