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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정신건강

기사승인 2018.09.27  06: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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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서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신과 출산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 시기 여성들은 새로 태어날 아이에 대해 생각하며 많은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된다. 한편으로는 여러 걱정과 스트레스가 동반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출산 이후 인생에서의 큰 역할 변화를 겪게 되며 이에 대한 염려와 준비로 큰 부담을 느끼게 된다. 산전 검사나 출생할 아이의 건강에 대한 걱정 등도 스트레스를 줄 수 있고, 특히 이전에 유산 경험 등으로 이러한 두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임신 자체로 인한 신체적인 변화와 출산과 더불어 나타나는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는 그 자체로도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렇듯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분 변동이 늘고 과민해지며 눈물이 많이 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산후 우울(Postpartum blues)은 출산 여성의 절반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임신과 출산 시기에 우울장애, 불안장애, 정신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도 동반될 수 있다. 약 10-15%에서 임신 중이나 산후에 정신질환이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나며, 특히 우울증이 흔히 동반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하여 임신 중 15.6%, 출산 후 19.8% 의 유병률을 보인다. 강박장애가 임신과 관련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출산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1.5-6%까지 보고된다.

산모들은 태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여 모든 약물 사용에 조심스러워진다. 그렇다 보니 힘든 상황에서도 병원에 내원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마냥 참고만 있기도 한다. 심지어 이전에 치료를 잘 받고 있던 환자들도 임신과 함께 갑작스럽게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평소보다도 스트레스가 높을 상황에서 치료를 중단하여 기분장애와 같은 기존 질환이 악화되거나 재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의 위험성과 이득을 고려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있을 경우 무기력, 의욕저하 등이 동반되어 적절한 식사와 운동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되고 적극적인 산전관리를 받지 않을 수 있다. 더욱 심할 경우 술이나 담배 등 물질 사용을 하는 등 건강에 해가 되고 자기파괴적인 행동이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이렇듯 치료되지 않은 산모의 정신건강의 문제는 산모와 아이 모두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 

비교적 안전한 비약물적 치료들이 경증이나 중등도의 우울증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정신치료도 사용이 될 수 있으며, 이완요법 등도 도움이 된다. 경두개자기자극술도 비약물 우울증 치료로써 FDA 승인을 받았으며 임산부에서도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전기경련요법도 적절한 의학적 주의 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심한 우울증이나 정신증 등에서는 적절한 약물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일부 약물들은 기형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러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물이 기형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동반 질환이나 임신주수 등을 고려하여 더욱 안전한 약물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으며, 치료받지 않은 정신질환의 위험성보다 약물치료로 인한 이득이 큰 경우가 많다.
 

사진_픽셀


임신을 하면 신체 건강과 아이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정신건강은 잘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과 출산 시기에 두려움과 불안,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며 어떠한 여성에서도 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적극적인 정신건강관리와 예방, 힘들 때 도움 청하기가 중요하다. 임신 중 산모가 배우자의 지지와 가족의 지지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이 임신 중 우울증을 증가시킨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있다. 또한 대규모의 전향적 연구에서 여러 요인들 중 배우자의 폭력이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본인은 물론 가족의 노력도 중요하다. 배우자는 때로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느낌을 내려놓고 시간을 들여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여러 부담들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며, 산모가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임신과 출산 시 정신건강의 문제가 보다 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전문적인 도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임신 중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제시되는 몇 가지 팁은 아래와 같다. 

· 스스로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필요할 때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직이나 이사 등 중요한 변화는 뒤로 미룬다.
· 하루 30분씩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 규칙적으로 건강한 식사를 한다
· 심호흡과 근이완 요법을 연습한다
·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상대와 시간을 보낸다
·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술을 마시지 않는다
· 다른 예비 부모와의 교류를 통해 서로를 도와줄 수 있다
· 도움이 제공된다면 기꺼이 받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한다.

 

윤서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knpapo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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