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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인데 왜 우울증 약을 먹나요?

기사승인 2019.05.02  08: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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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성인 ADHD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요즘 "제가 성인 ADHD인 것 같아요."라고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에 오실 때 여러 이유를 가지고 오시는데, 

"내가 너무 생각 없이 한 말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상처 받아요."
"취업 공부를 해야 하는데, 딴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요."
"자꾸 할 일을 뭉그적대고 미루고 하루가 가버려요."
"위에서 지시를 하는데 그걸 자꾸 까먹어요." 

이런 어려움으로 병원에 오시는 경우가 많지요.

이런 증상을 호소하면서 본인이 ADHD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초진에서 성인 ADHD 약물을 바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 당일 심리검사로 나타난 우울이나 불안, 불면 등에 대해 먼저 치료를 받도록 권유하고, ADHD 가능성에 대해 천천히 알아보자고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내원하신 분들은 바로 ADHD라는 진단을 받지 못하면 굉장히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왜 제가 ADHD가 아닌가요?"
"제가 이러는 것은 그냥 제가 게을러서인 건가요?"

이러면서 매우 혼란스러워하십니다. 대체 이런 일은 왜 벌어지는 것일까요?

 

이렇게 되는 것은 성인기에 ADHD를 진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1. 객관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됐다는 증거
2. 과잉활동성이나 충동성에 대한 객관적 증거
3. 12세 이전에 발병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런 것들을 심리검사, 과거 학교생활 기록부, 부모님의 증언, 법적 기록 등을 토대로 체크해 나갑니다. 이런 진단 과정을 거쳐서 성인 ADHD가 꽤나 높은 확률로 의심이 되면 그때야 약물을 쓰게 됩니다.

 

성인 ADHD 진단에 또 다른 걸림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울증과 불안장애입니다.

우울증의 경우, 의욕 저하, 무기력, 집중력 저하, 결정 장애와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경우에도, 불안장애 속에 여러 가지 불안장애 -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폐소공포증, 범불안장애, 분리불안장애, 대인공포, 강박증 등이 있으며, 과도한 불안으로 인한 안절부절, 불안, 초조가 심해지면 마찬가지로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결정 장애와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그렇다면 ADHD와 우울, 불안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ADHD와 우울증, 불안장애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ADHD는 어릴 때부터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주위 사람들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자랍니다.

"너무 시끄러워 조용히 해."
"너는 왜 그렇게 실수를 많이 하니? 이제 그만둘 수 없니?"
"너는 참 성질이 괴팍하구나. 너 같은 아이를 누가 좋아하겠니?"

(이런 이야기를 여러 해 동안 들으면서 자라면, 없던 우울증도 생길 것 같습니다.)

또한 거듭된 학업이나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으로 인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습니다.

'나는 뭘 해도 안될 사람이야.'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어?'
'여기서 또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정적 피드백과 생각으로 인해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우울증, 불안장애가 같이 있는 경우는 연구결과에서 50~60% 정도라고 합니다. 즉, 대다수의 ADHD 환자들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같이 겪고 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자체가 집중력이나, 충동성, 집행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집중력, 충동성, 집행기능에 영향을 줍니다. 우리가 만약 어떤 일을 하면서 '나는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왠지 망할 것 같아'라고 먼저 생각하면 그 일을 하고 싶어 질까요? 오히려 미루게 되지 않을까요? 무기력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일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이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어떨까요? 그때에는 그러한 걱정과 불안에 집중하게 되면서 일에 대한 주의집중력은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또 이렇게 주의력이 저하가 되면 스스로 그것을 인지하면서 더욱더 불안해지고 좌절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악순환의 고리를 순환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우울증, 불안장애 그리고 ADHD가 같이 있다면 뭐가 먼저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건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먼저 ADHD가 생기고 난 후 우울증, 불안장애가 생긴 것인지?
우울증, 불안장애로 인해서 ADHD처럼 보이는 것인지?
ADHD가 있던 것은 맞지만, 우울증, 불안장애로 인해서 증상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인지? 

이런 경우를 모두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첫 진료 시에 "당신은 ADHD군요." 혹은 "아니, 당신은 ADHD가 아니군요."라고 진단 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당신은 지금 우울과 불안이 확실하게 있으니, 일단 그것부터 치료를 시작해봅시다. 그리고 천천히 당신이 ADHD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봅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울증, 불안장애에 대해서도 같이 치료하는 것은, 환자분이 ADHD가 맞다고 해도 혹은 아니라고 해도 지금 환자분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개선해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집중력 저하, 충동성, 무기력, 우울, 불안, 불면 등 내원하신 분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은 최대한 좋아질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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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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