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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만 하면 모든 게 행복할 줄 알았는데… 결혼이 나를 힘들게 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9.08.21  02: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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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같은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우 원장]

 

청년기의 주된 발달과제는 친밀감을 얻는 것입니다. 성적 친밀감을 느끼는 관계가 생기면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점차 파트너와 자신이 동일시됩니다. 또 장기적 인생 계획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주거지를 정하고, 장기적인 직업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이 동등함과 동시에 상보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생식기에 대한 유아적 사고방식도 버릴 수 있게 됩니다.

결혼은 이러한 성적 친밀감 형성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혼과 연관한 인자들(결혼 여부, 동거, 이혼, 사별 등)은 정신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오래 지속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은 훗날 정신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분명한 예측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Vaillant, 1977)

 

결혼 후 두 남녀의 심리는 어떻게 바뀌어 갈까요? 결혼은 무조건 좋은 일인가요?

두 남녀가 결혼 후 화학적으로 결합해 나가는 과정은 꽤 많은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결혼의 스트레스 지수는 50으로, 배우자의 사망(100), 이혼(70) 다음으로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입니다.

 

사진_픽셀

 

결혼하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결혼은 '둘이 같이 행복하기 위해서 한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내가 행복하고 싶어서' 하는 이기적 동기가 결혼의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결혼을 위해서, 남들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도시락 싸면서 말리는 바로 그 결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상대에 대한 이상화(idealization)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저 사람은 내가 평생 꿈꿔오던 사람이다', '내가 원했던 이상형이다', '평생 내 옆에 있어 줄 사람이다', '나를 평생 지켜줄 것이다', '마치 우리 아빠 같은 사람이다', '마치 우리 엄마 같은 사람이다'와 같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아버지/어머니가 나에게 무조건 적으로 베푸는 사랑과, 성인끼리의 동등한 상호적 관계는 시작부터 성격이 다릅니다. 하지만 두 남녀는 결혼할 때, 막연하고도 낭만적 생각에 빠져 결혼에 골인합니다. 마치 '우리 아빠' 같은 사람과 '우리 엄마' 같은 사람과 말이죠.

결혼 후 두 사람은 실생활을 통해, 배우자가 내가 꿈꾸던 완벽한 이상형이 아닌, 방귀를 뀌고, 입 냄새가 나며, 가끔은 이기적인(아니 맨날 지만 챙기는) 모습을 마주합니다. 아빠 같은 듬직한 어깨가 좋았는데 알고 보니 아빠같이 똥배가 나왔다더라, 엄마같이 날 챙겨주는 게 좋았는데 알고 보니 잔소리쟁이더라, 등등 실제의 모습을 알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결혼에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상대가 실망할까 봐 방귀도 못 뀌고, 밥 먹고 입 냄새날까 봐 말도 못 하고, 맨날 배에 힘주고 있어야 하고... 그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결혼식은 골인 지점이 아닌 시작 지점입니다. 결혼은 두 남녀에게 많은 심리적 변화를 요구합니다. 가장 고귀할 것만 같은 사랑이었는데, 살아보니 남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 아버지/어머니처럼 듬직하고, 따뜻할 것만 같았는데 우리 아버지처럼 무심하고 우리 어머니처럼 잔소리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고 사랑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은 쉬운 것은 아니며 이런 변화를 견디는 힘은 결국 부부 사이의 심리적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결혼 후 부부싸움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빨래를 개어주지 않아서, 청소를 하지 않아서, 잔소리를 많이 해서 등등 하지만 결국 대화를 하나둘씩 파고 들어가면, ‘나에게 관심이 있긴 한 거야?’, ‘날 아직도 사랑하긴 하는 거야?’라는 의문, 둘 사이의 애착/애정 관계가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혼 후 배우자가 나에게 서운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 내가 그 사람에게 관심을 잘 표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상대의 투정을 그저 투정으로만 받아들이면 비극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나의 배우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결혼 후 부모가 되는 과정은 어떨까요? 아이를 임신하는 것은 어떤 심리적 변화가 필요할까요? 결혼한 남녀는 모두 자동적으로 부모가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결혼 후 부모가 되는 과정에도 심리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다음번에는 생물학적 부모가 된 후 심리적 부모가 되는 과정, 그러면서 원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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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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