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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의 시대, 관계의 허전함과 폭식증의 증가

기사승인 2020.01.26  0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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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먹방이 유행하는 시대에 ‘먹는 행위’는 관계를 원한다는 표현이 될 수 있다. 유튜버가 ASMR로 속삭이듯 음식을 음미하는 소리를 공유하는 것은 마치 내가 유튜버와 마주 앉아 식사를 같이 하고 있다는 착각을 만든다. 먹방이 유행하고 야식으로 ‘소확행’으로 위로받으려는 현대인들이 많은 만큼 폭식증에 대한 우려도 같이 커지고 있다.
 

사진_픽셀


식이장애는 폭식증이 있고, 게워내는 행위가 있는 거식증과 신경성 폭식증이 있다. 폭식증을 포함한 식이장애는 최근에 발생한 질환이 아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식이장애는 많이 먹는 것 자체만 해도 위장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더 나아가 폭식 행위를 되돌리기 위해 굶거나 구토하는 것은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 음식을 제거하는 행위는 몸매에 대한 강박이 영향을 준다.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신체상에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식이장애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유전적으로 예를 들면 가족 중에 우울장애, 성격장애, 비만 등이 있다면 식이장애로 이어지기 쉽다. 항상 우울함에 지쳐있는 엄마는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고, 그의 자녀들은 엄마의 빈자리를 음식으로 채워 넣는다. 소중한 사람이 옆에 없다는 환경이 스트레스나 분노를 일으키고 결핍감이나 허전함을 느끼지 않으려 잘못된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식이장애를 음식중독이라고 표현했을 때 술, 담배와 같은 물질중독과 비슷한 점은 ‘만족감’을 얻는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중독의 중요한 기준은 내성과 금단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식증을 음식중독이라고 말하기는 기준이 충족되지 않는다. 다만 음식에 과하게 집착하고 강박적인 성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음식을 많이 먹는 행위 자체가 불안정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상징한다고 본다. 그리고 먹은 것을 토하는 행위로 부모와 떨어지는 행위로 본다는 의견이 있다.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 않지만 인격장애, 불안장애 등을 동반할 확률이 매우 높다.

 

폭식증이 만성화되면 전문의나 식이장애 클리닉을 통해 체계적인 치료를 밟아나가는 게 도움이 된다. 여기에는 약물, 인지행동치료, 대면 상담 등이 포함된다. 만약 지나치게 많이 먹는 행동을 반복해 일상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넘어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먹는다’라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선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분명 먹는 행위는 현시대에 소통의 의미에서 다른 의미를 갖는다. CNN은 한국의 먹방 열풍을 ‘새로운 형식의 사회적 식사(social eating)’라고 소개했다. 먹방의 시대에 건강한 식사습관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방식이 될지 또는 폭식증의 반복이 될지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식이장애를 앓고 있다면 혼자서 음식조절을 하기보다 제삼자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한다.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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