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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문제가 있을 땐 침대로 (연구)

기사승인 2020.05.24  01: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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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 종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복잡한 문제가 우연히 딴청을 피울 때나 쉬고 있을 때 그 해결책이 떠오른 경험이 종종 있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26년 영국의 심리학자 그레이엄 월레스가 처음 제시한 창의적 사고의 4단계 모델에서 부화 단계(incubation phase)에서 창의적 해결책은 무의식적으로 성숙의 과정을 거친다고 표현했습니다.

그의 이론적인 모델에 따르면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시작해 문제 해결 과정이 성숙해가는 부화 단계를 거쳐 마침내 통찰력을 얻고 떠오른 해결책을 검증하는 단계로 마무리됩니다.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에서 잠시 손을 떼거나 휴식을 취하고 나서 해결책이 떠오르는 것은 단순 일화적 증거를 넘어 많은 연구를 통해서도 검증이 되었습니다(Sio & Ormerod, 2009). 이는 우리의 뇌가 무의식적으로 문제를 재구성하기 때문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잠을 자는 것도 우리의 창의적인 사고에 도움을 줄까요?

기존 연구들은 동물과 사람 모두 수면 후 기억력이 강화된다는 결과를 찾은 바 있습니다. 나아가 수면은 기억을 공고화하는 데 기여하고 정보를 최적화하고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Stickgold & Walker, 2013).

결국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문제가 재구성되는 일련의 ‘부화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문제의 재구성이 수면 도중에 일어나려면 먼저 해당 문제에 대한 기억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그래서 Sanders와 그의 연구팀은 대상기억 재활성화(Targeted Memory Reactivation; TMR)라는 연구 패러다임을 이용해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패러다임에 따르면 특정 지식은 소리나 냄새와 같은 신호를 통해 선택적으로 유도될 수 있고 연구자들은 이러한 방법이 기억을 활성화시키고 결국 창의적 사고에 필요한 기억의 재구성이 나타나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연구팀은 총 61명의 대학생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여러 가지 추상적인 논리퍼즐을 풀게 했습니다. 이때, 각 퍼즐을 푸는 동안 참가자들은 각각 다른 오디오 사운드와 함께 들었는데 이는 각 퍼즐과 특정 소리를 짝지어 학습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수십 개의 퍼즐들 중 참가자들이 총 6개의 퍼즐을 풀지 못할 때까지 진행하였고 풀지 못한 6개의 퍼즐은 다음 날 다시 풀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어서 특별한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 장치는 참가자들이 깊은 수면 단계에 이르렀을 때 전날 풀지 못한 6개의 퍼즐 중 절반에 해당하는 퍼즐과 짝지어진 오디오 사운드를 잠이 깨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틀어주었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참가자들은 전날 풀지 못한 퍼즐 6개를 다시 풀었고 연구자들은 이들이 수면 중 흘러나왔던 오디오 사운드와 짝지어진 퍼즐을 더 많이 푼 것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참가자들은 수면 도중에 장치에서 흘러나오는 자극에(소리신호) 의해 퍼즐에 대한 그들의 기억이 재활성화되었고 이렇게 재활성화된 기억은 뇌 속에서 다시 무의식적으로 재구성되어 참가자들이 아침에 퍼즐을 다시 보았을 때 창의적인 해결책이 더 잘 떠올랐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참고문헌

Sanders, K. E., Osburn, S., Paller, K. A., & Beeman, M. (2019). Targeted Memory Reactivation During Sleep Improves Next-Day Problem Solving. Psychological science, 30(11), 1616-1624.

Stickgold, R., & Walker, M. P. (2013). Sleep-dependent memory triage: evolving generalization through selective processing. Nature neuroscience, 16(2), 139.

Sio, U. N., & Ormerod, T. C. (2009). Does incubation enhance problem solving? A meta-analytic review. Psychological bulletin, 135(1), 94.

 

정원철 기자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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