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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자꾸만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저는 왜 이러는 걸까요?

기사승인 2018.05.30  01: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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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윤희우 연세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O씨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직장인 여성입니다. 외모 콤플렉스를 어떻게 해야 극복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했다가 요요가 와서 다시 살이 찌기를 반복하면서 비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것 때문에 일이나 연애 등 모든 생활 분야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는 학창 시절부터 호기심도 많고 적극적인 성향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했고 남들도 저를 그렇게 평가해왔는데, 현재 저는 소극적인 자세로 누군가에 선택받으려고 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비만인 몸을 핑계 무덤 삼아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상황에도 그 원인을 제 몸으로 돌리는 내부귀인을 하다보니 우울감에도 잘 빠집니다.

제 일의 성과가 좋지 않게 되었을 때에도 저는 실제로 제가 어떤 점 때문에 잘못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비만인 몸을 핑계 삼아서 다른 원인을 찾는 것을 회피하고 모든 이유를 제 몸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행동이 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날에는 충격받는 일이 있어서 머리로는 분명 '이번엔 정말로 살을 빼자'라고 결심하지만, 실제 행동은 다이어트를 결심하기 전보다도 더 폭식을 하고 더 늘어져 버립니다. '비만인 몸을 유지하려는 걸까?'라는 의심이 생길 정도로 제 마음과 행동이 다른 거죠. 이건 단순한 의지박약이라는 말로 설명이 안 되는 이상한 패턴입니다.

사진_픽셀

그리고 또 한 가지 스스로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제 치부를 낯선 사람들에게 잘 밝힙니다.

정말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쉽게 제 약점을 이야기하는데 그러고 나서 나중에 '내가 왜 이 말을 했을까'하고 곱씹으면서 후회하곤 합니다. 이런 성향은 또 왜 그런 건지, 선생님들의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뇌부자들의 답장

안녕하세요, 뇌부자들입니다.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고민되는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메일을 읽으면서 O님께서 이미 자신의 상태에 대해 많이 고민해 오셨고, 이미 꽤 많이 알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이 찐 내 몸, 못났다고 생각하는 외모가 핑계 무덤이 된다고 이야기하셨잖아요? 그래서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마음의 상처를 피하기 위한 도피처가 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불합리한 대우, 남에 비해 모자라다는 평가를 들을 때 이게 다 내 몸 때문이라고 내부귀인(어떤 일의 원인을 나에게로 돌리는 것으로, 부정적인 일이 나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존감을 깎을 수가 있다) 해버리면, 물론 내 몸 역시 '나'의 일부니까 우울해질 수는 있지만, 그 너머에 있는 내 마음이 상처 입는 것은 방어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아마도 이런 것을 어렴풋하게 알고 있으셔서 스스로도 핑계라고 생각하시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런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정말 단순하면서도,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첫째로는 내가 외모에 대해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외모가 못났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외모를 못났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약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외모가, 어떤 사람은 목소리가, 어떤 사람은 성격이 남들과 달리 못났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제각각의 열등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O님도 '나만 이렇게 열등감, 콤플렉스를 안고 있지 않구나'라는 것만 알더라도 마음이 많이 편안해질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억지로 내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사라지게 되죠.

 

감정적인 고통이 줄어들고 나면, 내가 가진 장점에 집중을 해보세요. 내가 외모 콤플렉스를 털어내지 않으면서 지키려고 한 자존심의 부분은, 아마도 나 스스로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이었을 겁니다.

그 장점마저 무너지고 내 자존심이 너무 큰 상처를 받을 게 두려웠기 때문에, 나를 상처 주는 방법이었지만 자꾸만 내 콤플렉스를 키워나갔던 것은 아닐까요? 그게 무엇인지는 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O님 스스로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뇌부자들이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덧붙이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 내 마음을 방어하려고 노력해 온 O님의 노력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어쨌든 이런 노력을 통해 내 마음이 더 크게 상처 입는 것은 막아올 수 있었을 테니까요.

다만 이제는 저희에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해 주신 만큼, 조금만 더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 보시기를 바랍니다.

뇌부자들 드림 

 

 

윤희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brainrich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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