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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내 마음] 38. 류현진 선수의 멘탈 따라잡기

기사승인 2019.05.17  10: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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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38. 류현진 선수의 멘탈 따라잡기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 선수가 등판을 하는 날이면 설렘과 기대의 감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류현진 선수가 경기를 잘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최근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이 주의 선수상까지 수상하였다고 하네요. 같은 한국인으로서 류현진 선수가 자랑스럽고 대견한 마음이 드는 건 너무나 당연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류현진 선수의 멘탈 따라잡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이어가 보고자 합니다. 류현진 선수는 5월 13일 선발 등판 후 8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을 세웠는데요. 경기 후 류현진 선수가 인터뷰했던 내용이 제가 연재하고 있는 내용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라는 말이 있듯이, 류현진 선수가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는 데에는 류현진 선수의 멘탈 관리가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류현진 선수의 멘탈 관리법을 이해하신다면, 독자 여러분들도 하시는 일의 성과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5월 13일에 류현진 선수의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부터 살펴볼까 합니다. 그 날의 류현진 선수로 감정이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_KBS

 

5월 13일 이 날 경기는 5월 8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전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둔 다음 경기였습니다. 류현진 선수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를 치른 이 날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죠. 무려 8회 1사까지 볼넷 1개만 허용했을 뿐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눈앞에 둔 흐름이었습니다. 아웃 카운트 5개만 잡으면 노히트 노런이라는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완성하는 것이지요.

22개의 아웃 카운트를 무사히 잡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욕심낼 만한 역사가 눈앞에 보이는 것이지요. 드디어 24번째 타자와의 승부입니다. 그러나 카운트 1-1에서 회심의 직구가 통타를 당해 2루타를 허용했습니다.

보통 이럴 때 투수들은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역사에 남을 대기록이 한순간에 무너졌으니까요. 얼마나 아깝겠습니까. 평생 한 번 할까 말까 한 대기록인데요. 팽팽한 기대감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지금까지 잘 던지던 공들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힘이 들어가면서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기 시작하고, 카운트를 잡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으로 밀어 넣은 공은 밋밋해서 안타를 맞기 일수가 되지요.

하지만 류현진 선수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아웃 카운트도 무사히 잡아내서 8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도대체 이 강심장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경기 후 류현진 선수가 인터뷰했던 내용에 그 비밀이 고스란히 묻어놔 있었습니다. 류현진 선수의 목소리를 들어볼까요?


“타자가 잘 친 거예요. (실투가 아니라) 그쪽으로 던지려고 했고, 잘 대응한 거죠.”

 

이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그냥 겸손한 대답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이 말 한마디에는 멘탈 관리와 관련한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제 연재를 읽어 오셨던 분들은 조금 보이기 시작하시나요?

이 말에는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중 첫 번째 이유와 관련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제가 첫 번째 이유로, 애초에 할 수 없는 것을 원했기 때문에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왔던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었고요.

투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죠? 네, 최선의 공을 던지는 것입니다. 투수로서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이죠? 네, 타자가 자신이 던진 공을 못 치는 것입니다. 보통 투수들은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해 ‘절대 안타 맞으면 안 돼.’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류현진 선수는 다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내가 최선의 공을 던졌고(할 수 있는 일), 타자가 그것을 잘 받아쳤으면(할 수 없는 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쉽게 내려놓을 수가 있는 것이지요. 만약 내가 실투를 던져서 안타를 맞았다면, 다음에는 실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면 되는 것이고요. 실투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될 테니까요. 그래서 류현진 선수는 흔들림이 적었던 것입니다. 내가 공을 잘 던졌고, 상대 타자가 그것을 잘 받아쳤다면 그건 어찌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냥 받아들이면 끝입니다. 그것을 더 잡고 매달릴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포기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포기를 못하게 되면 이전의 사건이 계속 영향을 주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보통 투수들은 멘탈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그냥 안타 맞으면 안 돼’라는 생각은 내가 공을 제대로 던져서 맞은 안타와 제대로 던지지 못해서 맞은 안타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공을 제대로 던져서 안타를 맞았을 때도 구별이 되지 않으니까 계속 잡고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계속 악화일로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멘탈을 바로 잡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key는 ‘빠른 포기’입니다. ‘빠른 포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것이고요.

제 연재를 읽으셨던 분들은 기억이 새록새록하는 것이 있으시지요? 제가 3번째 연재(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구별하기)에서 마무리 투수를 예시로 들면서 말씀을 드렸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류현진 선수가 제 글을 봤던 건 아니겠지요? 아닐 가능성이 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류현진 선수가 제 글을 봤을지 안 봤을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저는 마음 쓰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류현진 선수가 제 글을 읽지 않았는데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진리는 통한다.’는 말이 될 수가 있으니까요.

타자가 잘 친 건지(할 수 없는 일) 내가 실투를 던진 건지(할 수 있는 일) 구별하는 힘을 독자분도 길러보시면 어떨까요? 그 힘이 길러진다면 류현진 선수처럼 쿨하게 이 말이 쉽게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타자가 잘 친 거예요. (실투가 아니라) 그쪽으로 던지려고 했고, 잘 대응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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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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