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제 편안한 잠 주무셨나요? 우리는 하루 일과를 잠으로 마무리합니다. 일생 중에 1/3 정도의 시간을 쓰게 됩니다. 잠은 낮에 활동으로 지친 신체에 휴식을 주며, 회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또한 낮의 기억들을 정리, 강화하고 필요 없는 정보들을 삭제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충분한 시간의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잠을 자는 동안 꿈을 통해 감정의 해결 기능도 합니다. 이렇게 잠은 여러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첫 번째 대표적인 수면질환: 수면 무호흡증 

수면과 관련된 영화가 있으서 소개 드립니다. 영화의 제목은 <잠>입니다. 영화에서는 잠과 관련된 여러 질환이 나옵니다. 무명 배우인 남편(이선균님)은 잠을 자다가 심하게 코를 곱니다. 그러다가 숨을 쉬지 않기도 하죠. 수면 중에 갑자기 숨을 안 쉬는 증상을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합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숨을 쉬다가 안 쉬는 패턴을 반복합니다. 숨을 안 쉬게 되면 몸에 산소공급이 안 되고, 따라서 심장과 뇌 등의 장기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수면무호흡의 증상으로는 주간 졸림,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만성두통, 고혈압, 식욕 조절 장애 등이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합니다. 영화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과정이 잘 나와 있습니다. 만약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진단받은 경우 양압기로 치료합니다.   

# 두 번째 대표적인 수면질환: 렘수면 행동장애 

영화에서 주인공은 잠을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혼잣말을 하고, 아내와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꺼내 먹습니다. 또한 갑자기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남자 주인공이 보이고 있는 증상은 렘수면 행동장애입니다.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경우는 꿈의 내용을 직접 행동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침대에서 낙상 등의 위험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잠을 자다 발길질, 발차기 등의 행동도 보여 배우자들도 피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정상적인 렘수면 단계에서는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는데, 렘수면장애에서는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지 않아, 꿈을 행동이 실제로 나타납니다. 렘수면장애도 수면무호흡증과 마찬가지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렘수면행동장애를 치료하지 않는 경우, 파킨슨병, 치매,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렘수면행동장애의 치료는 근육 긴장도를 낮추는 약물의 복용입니다. 

# 세 번째 대표적 수면질환: 수면 박탈 

영화에서 아내(정유미님)는 남편의 수면 질환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수면센터를 찾아가 검사도 받아보고, 지푸라기라고 잡는 심정으로 무속인을 만나 굿도 했습니다. 성인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7~8시간 수면을 취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여러 정신과적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초기 수면박탈 증상으로는 주간 졸림,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등이 있습니다. 수면 박탈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우울감, 심한 감정 기복, 환청과 환시, 피해망상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여주인공은 장기간의 수면박탈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잠은 겉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적인 상태로 보이지만, 사실 그 시간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만약 수면 질환으로 고생을 하신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센터에 내원하셔서 상담을 추천드립니다. 치료에 따라 삶의 질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유길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