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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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안에 운동 기구를 들이고,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하여 정신과에 내원하는 환자분들께 운동을 처방하는 날을 꿈꾸곤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새로운 경험입니다. 운동은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사람의 성격은 물려받은 기질 위에 수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이 상호작용한다는 생물학 교과서의 내용을 정신과적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나 자신에 대한 태도가 모두 이러한 '성격'에 포함됩니다. 성격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바뀌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울한 성격, 자존감이 낮은 성격 등의 정신과적 어려움은 우울증, 조현병 등의 질병과는 맥을 달리합니다. 나무에 비유하자면 낮은 자존감과 같이 성격의 문제로 인한 어려움은 나무가 굽어져서 자란 것입니다. 병이 생긴 것은 나무 줄기에 병이 생긴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울증, 조현병은 약물치료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성격의 문제는 굽은 나무를 천천히 펴 나가듯이 꾸준한 교정-교정적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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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의 형성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노력하고 성취하는 경험, 이를 통한 자신 또는 타인의 인정입니다. 성취와 변화, 인정이 쌓이면서 단단해지고 실패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대단한 성공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경험이 꾸준히 쌓일 때 가장 단단하고 안정적인 자존감이 만들어집니다.

꼭 운동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두 가지 조건만 있으면 됩니다. 첫째,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둘째 너무 어렵지 않은 것입니다. 무게를 치는 것은 꾸준히 할 수 있고, 두 달 정도면 조금씩의 변화를 관찰하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자존감을 높이는 데 더없이 효과적입니다. 신체가 건강해진다는 부가적인 효과는 물론입니다.

성취가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꾸준하게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커다란 성과입니다. 하루 하루가 모여서 나의 성격을 바꾸어 줄 것입니다. 자존감이 낮은 당신에게, 저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방하겠습니다.

 

* 해당 사항은 생활체육 지도자를 겸하고 있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조언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으뜸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인턴,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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