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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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처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사랑하는 연인, 배우자, 동료 등과 다양한 이유로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그 대상과 잘 헤어지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와 잘 헤어지는 방법이 있을까요?  

우리는 누군가와의 이별을 생각하지 않은 채 관계를 시작합니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관계는 어느 순간에는 정리하는 작업을 필요로 하기도 하지요. 여러분은 어떤 상황에서 헤어짐이 필요하다고 느끼시나요? 일반적으로는 성격 차이, 상호작용의 부재, 함께하는 시간의 결여, 불륜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소중했던 관계를 끝내는 일은 참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이별을 준비하기에 앞서 우리가 직면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헤어짐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상처 없이 관계를 끝내기를 바란다면,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가는 쪽을 선택할 것입니다. 관계가 끝이 난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 고통을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결심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레베카 헨드릭스(Rebecca Hendrix)는 이별에 대해서 사전에 충분히 생각해 보고 결정할 것을 권합니다. 충동적으로 이별하는 것은 충격적이고 극복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지요. 성급하게 결정하거나 상대방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별이 아니라면, 자신이 이별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별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동반하는데, 우리의 뇌는 그러한 상황에서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가 마비될 수 있습니다. 이별의 결심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글로 적어 보는 작업을 해 보거나 믿을 만한 친구, 상담사 등과 미리 이야기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헤어질 결심을 했다면, 이별을 위한 7가지 팁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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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상대방에게 직접 만나서 대화할 기회를 주세요. 

많은 이별의 장면에는 전화,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해 통보되는 방식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면하지 않고 이별을 당한다는 것은 배려받지 못하는 기분을 줍니다. 당신이 헤어지고자 하는 사람을 마주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그들에게 직접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서로가 이별을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이별을 위한 장소를 조금 더 신경 써 보세요.

이별이 이뤄지는 장소는 두 사람 모두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곳이 좋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서로의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음악이 큰 장소 보다는 친밀하게 대화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너무 시끄럽지 않고, 주변의 반응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조용한 공간을 떠올려 보세요. 자동차 안이나, 조용한 공원, 사람이 많지 않은 커피숍 등 함께 했던 많은 장소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상대가 격하게 반응하거나 폭력적으로 돌변할 경우가 있을 경우에는 비교적 안전한 장소를 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 등에게 미리 연락을 해 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헤어짐을 위한 이유에 상대의 존엄성을 지켜 주세요. 

“도대체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해?”라는 말은 이별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멘트일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그동안에 느낀 다양한 감정 등이 북받쳐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별을 진정으로 결심한 것이라면, “당신에게 직업적인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라던가, “당신의 가족이 이상해서.”와 같은 말들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관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의 심리상담사 프랭클린 포터(FRANKLIN A. PORTER)  박사는 헤어짐의 순간에서 공감의 능력을 발휘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솔직하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되 상대의 자존감과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서로가 오랜 시간 동안 가져가야 할 중요한 순간이니까요. 

 

네 번째, 상대방의 마지막 유혹이나 논쟁에 휘말리지 마세요.

많은 커플들이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신체적인 접촉 또는 성적인 접촉을 통해 이별을 지연시키려는 시도를 합니다. 이별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에는 화를 내거나 논쟁을 벌이려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헤어지고자 결심했다면 그 유혹과 논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이어 나가는 관계는 힘든 시간을 지연시키며 많은 시간과 기회를 빼앗아 갈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슬픔과 감사의 표현은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별을 당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별을 고하는 사람도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함께했던 시간 동안 좋았던 순간들도 분명히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느낀 슬픔의 감정을 표현하고, 함께 했던 시간에서 있었던 감사의 순간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서로의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섯 번째, 이별 이후의 시간 동안 연락을 정중히 거절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별 후 관계의 단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별한 기간 동안 감정적으로 서로의 접촉을 제한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빨리 회복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별 이후 전화를 걸어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재연결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정중히 거절하는 것은 헤어진 사람과의 감정을 오히려 배려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일곱 번째, 이별 이후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수용해 주세요. 

우리는 이별 후에 올라오는 슬픔, 공허함, 분노, 화, 외로움, 절망과 같은 감정을 나쁜 쪽으로 구분해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들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외면하거나 잊지 위해 애쓰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챙김에서는 ‘너무 애쓰지 말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별 후에도 느껴지는 감정들을 너무 애쓰지 않고 스스로 받아주어야 천천히 극복과 시작의 힘이 일어납니다. 

 

이별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처럼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별 이후에도 상실감을 잘 다루며 스스로에게 조금 더 친절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릅니다. 누구에게나 아프고 힘든 시간이기에 그 가사가 더욱 와닿는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한 헤어질 결심이라면 그 결단이 자양분이 되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건강한 이별에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보내 봅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인하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인하대병원 인턴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한국정신분석학회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Master class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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