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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증후군, 의사가 추천하는 대처법- 감정적 허기 테스트와 마음챙김 식사

기사승인 2018.07.21  07: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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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분과 기름기 있는 음식이 당기더니 이제는 스트레스가 없어도 야식이 일상이 됐습니다.

아침마다 "오늘 밤에는 절대 안 먹어야지"라고 다짐하지만, 밤만 되면ᅠ어김없이 식욕이 솟습니다.

당연히 살이 많이 쪘고 몸이 무거우니 무기력해지고 운동도 하기 싫고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악순환이에요.

이성적으로는 이건 가짜 배고픔이다, 나가서 20-30분이라도 운동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 체중 조절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마음은 한 발짝도 꼼짝을 안 하네요.

먹고 나면 자책과 후회가 드는 과정의 반복입니다. 스스로 조절이 잘 안됩니다.

 

사진_픽사베이

 

하루 종일 직장에서 시달린 날 밤에는 유난히 치킨이 먹고 싶어 지는 경험, 누구나 한두 번쯤 해 봤을 겁니다.

애인과 다툰 날 밤에는 이상하게 달콤한 초콜릿이나 케이크가 더 당기죠. 스트레스받고 우울한 날에는 매운 떡볶이 생각이 간절해지고요.

이건 모두 감정적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보상하려는 충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 보상 심리로 하루 이틀 야식을 과하게 먹는 정도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반복된다면 야식 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 NES)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하루 동안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의 25% 이상을 저녁 식사 이후에 섭취하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자다 깨서 음식을 먹는다면 야식 증후군이라고 진단합니다.

이런 환자는 아침에는 식욕이 없고, 밤이 되면 먹고 싶은 충동이 강해집니다.

비만 환자의 10% 정도가 야식 증후군을 갖고 있습니다.

 

야식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압니다.

밤에 먹으면 살도 더 찌고 수면의 질도 나빠집니다. 위식도 역류 같은 소화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밤만 되면 야식의 유혹을 참아내기 어렵습니다.

편하게 소파에 누워 쉬려고 해도 텔레비전에서는 맛집 탐방이니 하면서, 먹방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으니까요.

여름의 깊은 밤을 그냥 보내면 왠지 허전하고, 치맥이라도 해야 하루를 제대로 마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죠.

저를 포함한 보통 사람들은 이런 유혹을 쉽게 떨쳐 버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야식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우선 진짜 허기와 감정적 허기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급한 업무 때문에 점심 식사를 하지 못 했는데, 저녁 식사마저 간식으로 대충 때우고 야근을 하고 있다면 허기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허기입니다. 이럴 때는 야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감정적 허기라면 다르게 대처해야 합니다.

감정적 허기는 갑자기 솟구치듯 생깁니다. 단 것, 매운 것, 짠 것... 이런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됩니다.

충분히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고 죄책감이 따라온다면, 이건 감정적 허기에 굴복당했다는 증거입니다.

 

브로콜리 테스트를 해 보면 감정적 허기와 정상적인 허기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허기가 느껴질 때 "나는ᅠ지금 배가 너무 보고파서, 브로콜리라도 먹겠다?"라는 물음에 "예스"라고 답할 수 있다면 육체적 허기입니다. 그렇다면, 마음 편히 먹어도 됩니다.

“노”라고 대답한다면, 그건 감정적 허기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감정적 허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 할 때가 많죠. 그럴 때는 무조건 참기보다는, 건강한 음식으로 달래주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바나나, 사과즙, 견과류를 순차적으로 먹는 겁니다.

처음에는 잘게 잘라진 바나나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습니다. 그러고 나서 5분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해도 허기가 가라앉지 않으면, 사과즙을 먹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5분을 기다립니다.

그래도 참을 수 없다면 견과류를 먹습니다. 몸에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포만감을 주는 오이, 당근, 토마토 같은 채소를 이런 방식으로 먹어도 됩니다.

 

평소에 마음 챙김 식사(Mindfulness Eating)를 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저녁 식탁에 된장찌개가 올라왔다면, 우선 된장찌개를 눈으로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짙은 노란색일 수도 있지만, 고추장이 들어있다면 붉은색이 섞여 있겠죠. 자박한 찌개를 주로 먹는다면, 된장찌개는 갈색을 띠겠지요.

찌개 속에 든, 두부, 감자, 호박의 모양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모락모락 피어나는 찌개 향기를 음미해 보세요. 집집마다 향기도 다 다를 겁니다.

그리고 입안에 된장찌개 한 모금 담고, 그 속에 담긴 여러 가지 맛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지금 느끼는 맛이, 어디서 왔을까, 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이지요.

이렇게 순간순간의 경험에 집중하면서 식사를 하는 겁니다. 이런 식사 습관을 들이면 마음은 충만해지고, 감정적 허기는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하루 생활 패턴을 되돌아보세요. 야식 증후군 환자는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 불규칙합니다.

밤이 되면 멍하니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면 시간을 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늦은 밤까지 자지 않고 깨어 있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습니다. 이렇게 생활하면, 밤마다 뭔가를 먹고자 하는 충동이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 식사를 챙겨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신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이렇게 기본을 지키는 생활이 야식 증후군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j993601@naver.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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